산문 2

트위터에 ”자살”만 쳤는데도 자동완성으로 “자살하실”이 나왔다. 턱을 괸 채로 스크로를 내려봤으나 다들 2021년, 2020년에 쓴 것들 뿐이다. 밑에 구하셨나요? 라는 멘션만 주루룩 달려있었다. 비교적 최근 멘션을 단 사람이 있었는데, 그 사람에게 아직 안가셨으면 까지 적다가 죽는 날까지 외롭지 않고 싶다는 게 웃겨 관둬버렸다. 오늘은 오랜만에 우울하지 않은 날이었다. 싸구려 알코올을 왕창 마셔서 그런지 머리가 아팠다. 거리는 묘한 흥분감과 열기로 가득했고, 붉은 색 노란 색 파란 색으로 나를 감싸고 있었다. 주머니 속에서는 영수증이 있었다. 24000원, 1인분의 외로움을 해소하기에는 저렴한 값이다. 내던져진 영수증은 팔랑거리며 느리게 웅덩이로 안착했다. 그 웅덩이에는 아주 작은 달이 보였는데, 처음..

산문 2022.10.21

담배

엄마의 손 끝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담뱃재와 눈이 마주쳤다. 25년 살면서 엄마가 담배를 핀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, 그 이유는 외할아버지가 지독한 골초이셨고 그로 인해 폐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. 또한 아빠도 극심한 담배 혐오자이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흡연이라는 걸 꿈 꿀 수 없는 환경이었다. 아빠는 길에서 담배피는 여자를 보면 천박하다고 읊조리곤 했다. 오빠의 가방에서 담배를 발견했을 때 오빠는 골프채로 딱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. 오빠는 담배를 끊었다고 했으나 사실 전자담배로 틀었다는 걸 나와 엄마는 알고 있었다. 아무튼 담배의 ㄷ자만 나와도 흉흉해지는 탓에 나도 흡연자라는 걸 숨기고 있었다. 나름 나만의 흡연 철칙이 있었다. 첫번째, 집 근처에서 피우지 말 것. 두번째, 담배를 핀 후 손을 씻고..

산문 2022.10.21